
죠죠의 기묘한 모험 - 시저 안토니오 체페리
드림 전력「당신의 수호천사 」
* 제 56회 주제 : 또 다른 세계
#one_more_Dream
사진이 이상하다구요? 그러게요.. 왜지.. GIF는 안올라가나..
오타주의 시저쨩이 시저쨩같지않습니다.
전쟁도 없고 흡혈귀도 기둥의 남자들도 제왕도 뭐든 나쁜요소는 없는 세계. 세세하게 따지고 보면 뭐가 뭔지 모르니 머리속을 비우고 봐주세요.. 제가 글 쓸때처럼 새하얗게 비워주시옵소서..
그래, 나는 환생했다.
여느 겨울과 마찬가지로 이번 겨울도 춥다. 하늘은 칙칙하지, 햇빛은 보이지도 않고.. 어느 지방은 폭설이 내렸다며 제설작업으로 괴로워하고 있는 그런 평범한 겨울. 눈이 어젯밤부터 내린 탓인지 내가 잠에서 깨 창밖을 바라보았을 땐 이미 거리는 눈에 덮여있었다. 일찍 일어나던 습관 때문일까, 다른 사람과 비교해 보면 꽤나 빨리 일어나서인지 눈은 그 누구에게도 밟혀져 있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 모습이 마치 새로 산 스케치북 같아서 나이를 이만큼이나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괜히 가슴이 두근거렸다. 바로 뛰어나가 저 새하얗고 더럽혀져있지 않은 스케치북을 내 발자국으로 물들이고 싶다는 생각에 깊이 빠졌을 때쯤 휴대폰이 울렸다. 생각의 심연에서 강제로 나를 끌어올린 벨 소리에 인상을 찌푸리고는 손은 휴대폰으로 돌렸다.
[ 010-XXXX-XXXX (-) ]
휴대폰 화면에 뜬 전화번호와 이름을 보고는 찡그리고 있던 얼굴을 피고는 활짝 웃었다.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아침부터 그녀가 전화를 걸어왔다는 눈앞의 사실에 감격하고는 속으로 맘마미아..!라고 외치며 화면을 터치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시저? 아침부터 전화 걸어서 미안..! 내가 깨운 건 아니지?"
"아아, 나야 평소에는 이 시간대에 일어나있으니 괜찮아. 그나저나, 시뇨리나가 이 시간에 일어났다는 것이 나로서는 더 놀라운 일인데."
큭큭, 하고 웃자 휴대폰의 스피커 너머로 그녀가 으으,라며 신음을 했다. 필히 내 말이 걸렸던 것이겠지.
"나도 일찍 일어날 수 있지! 매일 잠만 자는 건 아니라고!"
거 봐라.
"하하, 미안. 장난이야 장난. 솔직히 말해서 아침부터 약간 잠에 취한듯하면서도 활기찬 네 목소리를 들어서 얼마나 기쁜지 몰라. 아아-, (-)! 네 목소리는 아침에 지저귀는 새들의 목소리보다 더욱 아름다워."
"난 아침부터 시저의 그런 멘트를 듣는 게 얼마나 기분이 묘한지 몰라."
비록 휴대폰을 통해 연결되어있지만 내 눈앞에는 침대에 앉아 볼을 부풀리는 그녀의 모습이 보이는듯했다. 나는 천연덕스럽게 그녀의 말을 칭찬으로 알아 둘게,라고 말하고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러고 보니 시뇨리나, 밖에 모습은 보긴 했을까? 어젯밤부터 눈이 내려서인지 세계가 마치 시뇨리나의 마음처럼 새하얗게 물들어있어."
".. 아-, 맞아. 그래, 그거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시저가 이상한 말해서 타이밍을 놓쳤어."
한숨을 푹 내쉰 그녀는 이내 자신의 페이스를 찾고 자신과 밖에 나가서 놀 것을 제의했다. 어차피 오늘은 강의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별다른 일도 없었기에 흔쾌히 받아들였다. 다른 일이 있어도 그녀가 말하는 건 다 들어줬기에 딱히 상관은 없지만 말이다. 내가 OK라고 말하자마자 그녀는 정말? 야호!라며 신난다는 듯이 환호하고는 몇 시까지 매일 만나는 그곳의 근처에서!라고 한마디를 내뱉고는 잽싸게 통화를 중지했다. 삑, 하는 소리에 휴대폰을 귀에서 떼어내고는 가만히 휴대폰의 화면을 바라본 나는 나갈 준비에 들어갔다.
*
"시저-! 여기야!"
"(-)."
약속시간 몇 분 전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나보다 먼저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린지 조금 지났는지 목도리로 입가까지 칭칭 감아 놓고 장갑을 낀 손을 주머니 속에 집어넣고 있었다. 코끝과 귀 끝이 추위로 인해 붉어져있는 모습에 쓴웃음을 지였다.
"이런 추위에 시뇨리나를 기다리게 하다니, 나는 남자로서 실격이군."
"아니야, 내가 괜히 설레서 빨리 나온 것뿐인 걸."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 코 끝이 붉어질 때까지 나는 천천히 걸어왔으니, 내가 나빴어. 근처 카페에서 잠깐 몸을 녹이고 그곳으로 갈까."
"응! 그럼, 나는 핫초코!"
헤실헤실 웃으며 아이처럼 핫초코, 핫초코를 흥얼거리며 내 주위를 빙글빙글 도는 그녀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근처 카페로 발걸음을 옮겼다.
*
카페에서 서로가 주문한 음료를 마시며 몸을 녹인 뒤 본래의 목적지인 그곳으로 향했다. 그곳은 자신이 죽었던.. 아니, 전생의 내가 와무우에게 죽었던 저택과 비슷하게 생긴 곳으로 나와 그녀 이외는 아무도 오지 않는 버려진 폐건물이다. 환생을 한 나로서는 이곳에 오면 괜히 울컥하는 마음에 오는 것을 그렇게 선호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녀는 오히려 더욱 가고 싶어 하고는 했다. 그녀와 만나고 나서는 겨울마다 이 근방에는 눈이 심각하게 쌓여 있어 차마 가지 못해 겨울에 이곳에 그녀와 온 것은 처음이나 다름없었다.
눈이 쌓인 이곳은 마치 그날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JOJO와의 말다툼, 사범의 죽음, 와무우와의 전투.. 그리고 자신의 죽음. 눈앞에 펼쳐진 폐건물의 모습이 자신의 과거와 겹쳐져간다. 십자 형태의 돌에 깔린 자신의 모습. 돌 틈에서는 방금까지 자신의 몸에 돌고 있었던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으며 JOJO와 리사 리사 선생님은 내 피를 보고는 울부짖고 있었다. 시선을 돌려 JOJO의 맞은편을 바라보자 그곳에는 검은색 머리가 특징적인 소녀가 돌 위에 자신의 두 손을 가져다 대며 소리 없이 울고 있었다.
"(-).."
가엽고 가여운 내 사랑, (-). 울지 마.
손을 뻗어 그녀를 달래고자 했지만 그녀의 몸에 내 손은 닿지 않고 그녀를 통과할 뿐이었다. 왜, 왜.. 자신의 무능함에 입술을 꽉 깨물었다.
괴로워. 그만.. 그녀가 슬퍼하는 모습은.. 더 이상..
"... 시-저-?"
"...!"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리자 나를 괴롭혔던 그날의 모습은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고 그저 크고 작은 돌이 굴러다니는 폐건물의 모습이 보였다. 내 피는 물론 모두의 슬퍼하는 모습이 사라진 것을 알아채고는 심장이 위치해 있는 쪽으로 손을 가져가댔다. 쿵쿵 뛰고 있는 심장. 아, 나는 살아있다. 그렇게 생각하고는 겨우 안심하고는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왜 그래? 컨디션 또 안 좋은 거야?"
"..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걱정하게 했구나. 미안, 시뇨리나."
방긋 웃는 나에게 의심스럽다는 눈길을 보낸 그녀는 그래..?라고 말하고는 내 손을 꼭 잡아왔다. 비록 장갑이 사이를 막고 있지만 그녀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손의 감촉이 느껴지는 것 같아 안심이 되었다.
".. 아! 그래, 나 시저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있었어."
자신의 작은 가방을 벗어 지퍼를 연 뒤 그 안에서 뒤적거리던 그녀는 자신이 찾던 물건을 집었는지 환하게 웃었다.
"짜잔, 봄이나 여름, 가을에는 시저가 자주 불어줬잖아. 처음 겨울에 오는 것이기도 하고.. 그래서."
그녀가 나에게 내민 것은 비눗방울. 살짝 투명한 오렌지색 병에 찰랑거리는 비눗방울 액.. 겨우 침착하게 된 내 심장을 더욱 빨리 뛰게 했다.
".. 비눗방울인가, 좋아. 쉽게 깨지지 않는 아름다운 비눗방울을 다시 한번, 보여줄게."
살짝 떨리는 손으로 그 병을 받아 막대에 액체를 묻히고는 입가에 가져갔다. 손에 파문을 흘리고서는 후우, 하고 바람을 불면 아름다운 비눗방울이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정신을 차리고 나면 수많은 비눗방울이 이 건물을 채우고 있었다. 파문의 영향인지, 살짝 깨진 창문으로 스며든 햇빛을 조금씩 반사하고 있는 비눗방울은 자신의 기술, 사봉 렌즈를 연상시켰다. 쓴웃음을 흘리고는 비눗방울을 바라보고 있자 뒤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작지만, 확실히 들었다. 그녀는 말했다.
"어딘가에서 본 풍경.."
라고. 그 말에 흠칫하고는 가만히 서있었다. 그녀에겐 전생의 기억이 없을 텐데. 그럴 텐데, 지금의 말은.. 눈물이 세계를 채웠다. 가슴이 뜨거워지고 아프다.
"..."
그녀는 내가 울고 있음을 알고 있는 걸까, 내 등 뒤에서 그 작은 몸으로 나를 안아왔다. 예전과 다름없는 따뜻한 그 포옹에 내 눈물은 하염없이 흘렀다.
주륵, 주륵.
한참을 안고 있던 그녀는 자신의 팔에 힘을 가하고는 중얼거렸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 시저가 사라질 것 같이 보여서.., 빛에 휩싸인 모습을 보기 괴로워서. ..있지 시저, 시저는 사라지지 않을 거지?"
".. 아아..."
당연해, 다시 태어난 지금, 너를 놓고 죽을 리 없어.
이제 더 이상 너를 슬프게 하는 일은 하지 않아, 사랑해 내 소중한 사람.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