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드림 전력「당신의 수호천사 」
* 제 72회 주제 : 너의 곁에서 잠들게 해줘 + 74회 주제 : 내 손을 놓지 말아줘
#one_more_Dream
영원히 함께 자고 싶다.
현실은 보지 않고 그렇게, 너와 함께 햇빛이 드는 따뜻한 마루에서 영원히 함께 자고 싶다.
그대, 내 꿈이 끊기지 않게, 내가 더 이상 악몽을 꾸지 않게 서로 마주 잡은 이 손을 놓지 마요.
*
오늘, 내가 일어났을 때는 당신이 없었다. 주룩주룩 내리는 비는 땅바닥에 떨어질 때마다 어둡고 깊은 자국을 만들어냈고 그 자국에 자신의 몸을 담갔다. 어느 곳은 수많은 자국이 만들어져 하나의 깊고 작은 웅덩이로 변해있었다. 주변에 있는 나무 잎사귀에 부딪혀 나는 투둑, 투둑 거리는 소리는 그저 비가 내리는 소리보다 묵직해 마치 내 마음 위에 내리듯 점점 기분을 낮춰갔다.
"괜찮겠지?"
나가봐야 한다고 짤막하게 쪽지를 남긴 그는 내가 자고 있던 사이 모습을 감췄다. 언제부터 이 집에서 나가 없었는지는 모르지만, 아까부터 내리는 비가 그가 출발하기 전에는 내렸을지의 여부를 모르는 상황이다 보니 그가 걱정되었다. 항상 나에게 감기 조심해라, 눈 와도 밖에서 뛰어다니지 마라, 앉아라, 안된다를 연발하던 미운 그가 이때가 되니 괜히 우산은 잘 가져 간 걸까, 가는 길에 물웅덩이를 잘못 밟진 않을까, 밖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장난에 휘말려 홀딱 젖은 건 아닐까 이상한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빗소리가 이렇게 신경을 거스르는 줄은 처음 알았다.
"아이씨, 갔으면 언제 갔는지 언제 올 건지 라도 쓰던가! 학회에서 불렀다면 그렇게라도 써야 하는 거 아냐?! 사람 걱정이나 시키고!"
애꿎은 쪽지에 대고 화풀이를 했다. 꾸깃꾸깃하게 일그러진 쪽지는 이내 내 손을 떠나 창문 밖으로 던져졌다. 투둑 투둑, 점차 쪽지는 비를 머금어 얼룩덜룩하게 변해갔다. 그렇게 추하게 변해가는 쪽지처럼 내 마음도 점차 어둡게 되어가는 것을 느낀 나는 아무 이유도 없이 안고 있던 쿠션을 뒤로 집어던졌다.
"리그 갔으면 이상한 소환사랑 만나서 콱 죽어버려!! 한 10번 죽어버려라!!"
"누가 10번이나 죽었으면 좋겠다고?"
뒤에서 들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렀다. 방금 들어온 건지 그에게서 느껴지는 온기가 평소보다 차갑게 느껴졌다. 그런 그의 모습에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고개를 치켜 새우며 말했다.
"당연한걸! 못된 아저씨 말하는 거죠!"
"그래? 그런데 거기에 못된 아저씨가 얼마나 많은지 알지 않나 그 녀석들 다 죽으라는 건가?"
"아뇨! 아저씨만 죽으면 돼요. 흥."
"어허, 꼬맹이, 지금 삐졌군. 안 그래?"
"하, 그럴 리가 없죠! 이 세상보다 넓은 마음의 소유자인 제가 삐진다는 건 있을 수 없어요!"
"그래?"
그럼 이건 어떨까.라고 귓가에 속삭인 그는 와락, 나를 안아왔다. 등에서 느껴지는 그의 차가운 피부와 젖은 옷이 한꺼번에 몰려오니 급속도로 추위를 느꼈다. 점점 젖어가는 옷이 차가움을 더욱 가속화 시키는 것 같았다. 참지 못한 나는 내 목에 감싸여 있는 그의 팔을 치며 살려주세요를 반복했다. 그제야 그는 마음에 든다는 듯 웃고선 자신의 팔을 풀더니 그대로 나를 안아 들어 올렸다.
"뭐, 뭐요.. 항복했다니까. 서, 설마 밖에 던질 생각은.. 아니.. 겠죠?"
"호오, 꼬맹이. 머리 좋은데? 아이디어 하나는 끝내주는군. 원래 던질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던져볼까?"
"으아아악!!"
그의 품에 파고들고는 던져지지 않기 위해 웅크리는 나를 본 건지 그는 호탕하게 웃어젖히더니 천천히 나를 안고서는 어디론가 천천히 걸어갔다.
*
강제적으로 목욕을 끝내고는 투덜거리며 머리를 말렸다. 비는 어느 사이 멈춰 서 밖은 구름 사이에서 희끗희끗 빛이 비쳐왔다. 분명 목욕 중 투닥거리고 있었을 때 이미 비는 멈춰있었으리라. 수건으로 머리를 털고 있었을 때 큰 손이 내 머리 위에 얹어졌다.
"왜요?"
"나부터 해달라고."
"다 큰 어른이 이것도 해줘야 해요? 아이고 아이고, 이것 참.. 아야!"
"말이 많다, 꼬맹아."
정수리에 직격으로 딱밤을 맞은 나는 눈물을 삼키고는 그의 뒤로 이동했다. 횡포야 진짜로.라며 중얼거리는 걸 들은 건지 그의 눈썹이 씰룩거렸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머리카락 진짜 기네, 여자보다 길어. 머리카락 안 불편해요?"
"묶고 다니잖나."
"아하."
짤막하게 영혼 없는 대답을 하고는 다시 그의 머리카락에 시선을 돌렸다. 수건 사이를 빠져나가는 그것은 자신이 손을 움직일 때마다 찰랑거렸다. 여자인 자신보다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내 손에 의해 말려진다는 것이 괜히 분해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가 한번 맞았다.
*
그의 머리카락을 말린 뒤 그가 나의 머리카락을 말려줬었다. 다소 거친 손동작에 비명을 몇 번 질렀지만 무사히 마쳤다. 다 말렸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내 머리를 만지작거리는 그의 손길에 눈이 조금 점점 감겼다.
"아저씨, 졸린데 자면 안될까요.."
".. 응? 그래, 방에 이불을 준비해두지."
멀어지는 그의 손길에 아쉬움을 느꼈다. 흐릿해져가는 가는 정신을 겨우 붙잡고 똑바로 앞을 바라보니 어느 사이 나는 그의 손을 잡고 있었다. 그는 살짝 당황한 듯이 내 손을 바라보고 있었다.
"...왜 그러지?"
상냥하게 물어오는 그의 목소리가 마치 자장가처럼 들렸지만 정신줄을 꽉 쥐고는 말했다.
"그냥.. 여기서 있어요. 옆에서 잘래."
".. 그런가."
평소에 잘 나오지 않던 나의 투정에 그는 포기했다는 듯이 어깨들 으쓱하고는 내 옆에 앉았다. 벌써 자리 잡고 누워버린 내 옆에서 얌전히 내 머리를 쓰담는 그의 손길, 마루로부터 들어오는 따뜻한 햇볕과 비가 온 후의 특유의 풀 내음이 한데 어울리자 마음속 깊은 곳부터 천천히 안심, 행복이라는 감점이 퍼져나갔다.
"..나, 일어날 때까지 손잡아 줘요. 이번에는. 어디 가지 말고, 손.. 놓지 말고.."
".. 그래, 그래."
"옆에, 꼭 있어요.."
그 말을 마지막으로 내 의식은 꿈속에 빠졌다.
한참 꿈을 꾸고 일어났을 때는 이미 밤이 되어있었다.
눈앞에 보이는 것은 그 사람의 자는 얼굴이었다.
내 손을 꼬옥 잡고, 행복하게 자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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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11/29 드림전력 (0) | 2015.1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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